자전거 보급률 전국 최고인 '85%'

1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자전거도시 상주
글 싣는 순서
스포츠와 관광의 자원화 구상
'자전거 나라' 프로젝트 추진

  • 입력 2009.09.28 09:13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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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자동차 보급 등 산업화에 따른 환경문제가 심각해지자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제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각 지자체 역시 그 대책 가운데 하나로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나주신문을 포함한 영광신문, 장성군민신문은 자전거 활성화의 필요성과 추진하고 있는 정책의 문제점 등을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상주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전거를 이용해 등교하고 있다.
▲ 상주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전거를 이용해 등교하고 있다.


상주시 면적은 경상북도 전체의 6.4%인 3번째 규모(1,254.86㎢)로 장성군(518.5㎢)보다 2∼3배가량 넓다. 인구는 43,396세대에 106,963명이 살고 있으며 공무 정원은 1,101명이다.

이 곳에 자전거가 보급된 것은 100년 전인 1910년경이다. 15년 뒤인 1925년에는 상주역 광장에서 자전거대회를 개최했을 정도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통을 가진 도시다.

1925∼1940년까지 '조선 팔도 전국 자전거대회'가 열리던 시기 상주출신 박상헌 선수가 이 대회에 나가 우승하면서 자전거의 인기는 시작됐다. 60년대는 자전거가 짐을 운반하거나 학생들 통학용으로 이용되고 77년에는 상주 사이클연맹 출범으로 스포츠에도 도입됐다.

1995년에 들어서면서 녹색 교통수단인 자전거에 주목해 자전거 정책이 본격 추진됐으며 2002년부터 자전거 전담부서를 운영 단순한 자전거 생활화를 넘어서 운동과 레저 및 관광이 어우러진 자전거 녹색 벨트산업육성도시를 목표로 해 왔다.

특히 시내 곳곳 3%대의 낮은 경사도는 시민들의 자전거 생활화를 불러왔다. 실제 상주시민 30%가 매일, 20%는 주3∼4회, 21%는 주5∼6회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학생들의 통학용이 45%로 가장 높았으며 출퇴근 15%, 시장보기 17%, 기타 7%이며 이용학생들 가운데에는 중ㆍ고등학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자전거 보유율도 인구의 85% 수준인 85,000대로 가구당 2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가용 38,686대(2008년 6월 기준)보다 많다. 자전거로 인한 교통 분담률은 21%로 국내 평균 1.2%, 정부 2012년 목표 5%에 비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상주시는 자전거 전용도로 59.1km,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 20km, 갓길 자전거 도로 65.8km 등 총 44개 노선 144.9㎞(전용 59.1, 자보 20, 자차 65.8)의 자전거 도로를 설치(63.0km) 및 계획(81.9km), 지금까지 116억 2,400만원을 투입하고 156억 6,100만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자전거 통행이 쉽도록 시내 393곳의 건널목 턱을 낮추고 시청, 터미널 앞 등 121개소(8,427대)에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했다. 산악자전거 3개 노선(78.7km)과 남산공원 자전거 순환도로, 레저 스포츠 자전거 도로 7개 노선(162.3km), 꽃길 자전거 도로(16km) 등을 확충했다.

지난 2007년부터 83억 5,000만원을 투입 28.3km의 낙동강 투어 로드를 개발 오는 12월 중순 완료 예정이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프로그램으로는 초등학생(5∼6학년)을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필기 및 실기 시험을 통해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주시장배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 시민건강 자전거 대행진 등 자전거 관련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외지 방문객이나 자전거 미보유자를 위해 시내 6개 주민자치센터에서 60여 대의 무료 시민 자전거를 대여하고 있다.

또한 야간반사경 달아주기, 계도활동 등 자전거 시범학교를 지정 운영하고 있으며, 상주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위원회 및 상주시청 자전거 사랑회를 구성운영 중이다.

특히 상주시는 총 450억원을 투입 2013년까지 경천대관광지 주변에 바이크파크에어리어(조각공원, 국제규격 MTB코스, 경륜장 등), 자전거 복합타운(자전거 안전체험장, 교육장, 사이클경주체험장, X-게임장, 투어 로드 등) 등 낙동강유역의 생태와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한 '자전거 나라'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그 밖에도 시민 자전거 110대 확대운영, 자전거 보관대 신규설치 및 공기 주입기 추가설치, 무단방치 자전거 일제 정비(분기 1회), 자전거 도시순찰단 조직운영(금요일), 시민자전거 달리기 대회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듯 100년의 자전거 역사를 자랑하는 상주시는 자전거를 타기 좋은 도시라고는 결코 쉽게 할 수 없다. 자전거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자전거전용도로 등 기본 인프라는 자전거도시를 표방하는 후발주자들과 격차가 거의 없다.
▲ 왼쪽부터 상주시 자전거 상징물, 상주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가고있다.
▲ 왼쪽부터 상주시 자전거 상징물, 상주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가고있다.

다만 상주시는 후발주자인 다른 지자체들과는 확연하게 비교되는 특징이 있다. 바로 자전거는 곧 생활이라는 것.

굳이 100년이라는 역사를 들먹이지 않아도 인구대비 85%라는 자전거 보급률을 따지지 않아도 농로에서, 둑길에서, 시장가는 길에서, 심지어는 4차선으로 도심지를 관통하는 도로 한가운데에서도 자전거는 점령군(?)의 위세를 보여준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대면하는 장난감이 자전거라니 상주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자전거'는 운송수단이나 환경적인 요소나 녹색성장시대라는 구호를 떠나 그들 삶의 일부분이다.

서늘한 안개가 내려앉은 상주시는 자전거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행렬이 아침의 문을 열어간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6곳의 학교가 시내권에서 10분 안팎의 거리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지 전체 학생수의 50% 이상이 자전거로 통학한다.

워낙 많은 학생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다 보니 학교 내의 공간이 부족해 따로 자전거 보관소를 마련 500여 대가 넘는 자전거가 보관된 광경은 색다른 충격으로 다가온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수다를 떠는 아이들, 두 손을 놓거나 2인 1조의 곡예사처럼 묘기를 보여주는 아이들, 자전거로 경주하는 신난 아이들, 생동감 넘치는 아이들이 건강한 상주시를 만들어가는 주역으로 자랄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자전거가 행렬을 이어간다.

아침저녁 출ㆍ퇴근길에 도로에서 역주행하는 아이들, 신호를 무시하고 건널목을 건너는 할머니 등이 순간순간 운전자들을 멈칫하게 하지만 접촉사고나 안전사고의 발생은 극히 드물다.

자전거와 함께 시간을 함께 영유해 온 그들이 어느 상황에서든지 '자전거가 먼저'라는 나름대로 관습이 자리 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의 천국'처럼 보일 수 있는 상주시도 많은 제도적인 문제와 기본 인프라 구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존의 좁은 도로에서의 자전거 전용도로 확보에 대한 고민, 자전거 전용도로를 알려주는 표지판 등 각종 표지판 이용, 자전거의 자원화를 비롯한 안전사고 예방 등 시급한 현안을 상주시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자전거도시를 표방하는 각 지자체의 눈길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상주시는 다른 지자체보다 자전거에 대한 관심을 일찍 뒀다. 스스로도 자전거 제일도시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재정여건이 열악해 기반시설과 인프라 등 부족한 점이 많다.

현재 총연장 144km의 자전거 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새로 신설된 도로는 자전거 도로를 설계 당시부터 반영하지만, 시내중심에는 다른 지자체와 별반 다르지 않고 펜스를 치는 등의 안전시설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02년경에는 자전거 모임이 활성화돼 자전거 축제까지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 축제 때 인사사고가 일어나 자전거에 관련해 잠시 소강상태가 된 적이 있어 안전시설에 상당한 중점을 두고 있다.

상주는 자전거 보급률에 관해서는 현재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다.

상주가 자전거 도시가 된 계기는 경제적ㆍ지형적인 특성이 자전거를 타기 유리한 조건에 있다.

경사도가 2% 미만의 평지여서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또한 낙동강을 따라 소금 배가 상주까지 들어와 상권이 형성이 됐고 상주가 곡창지대라 부농들이 많아 경제적으로 부유해 자전거 보급률이 높았다.

다른 지자체는 건강을 위해 타는 자 거라면 상주는 교통문화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아이들이 걷기 시작할 때부터 자전거를 타는 문화가 있는가 하면 노인들도 걷기는 힘들어도 자전거는 탄다는 특징이 있다.

차를 타는 것보다 자전거를 타는 게 좋은 것은 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한 인프라가 갖춰지면 좋겠지만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먼저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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