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다례의 시사 창

한전공대 유치로 혁신도시 정주환경 개선에 첫 단추를 꿰자

  • 입력 2018.12.03 14:38
  • 수정 2018.12.03 15:39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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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말 많고 탈 많던 한전공과대학(켑코텍/Kepco Tech) 설립에 숨통이 트인 것 같습니다. 한전공대 설립 '범정부 설립추진위'가 내달 5일 공식 출범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전공대 범정부 설립추진위원회는 산적한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풀어갈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 우리 나주시민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의 때와 발맞춰서 우리 나주도 자족도시로 발돋움하는 첫 단추를 본격적으로 꿰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필자가 보기에 나주시가 그간의 침묵을 깨고 한전공대 유치 문제에 좀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한전공대 설립에 대해 광주, 전남 모두 일단 크게 환영하기는 하였으나 그동안 내부적으로는 한전공대가 어디로 유치될 것이냐 하는 문제로 소리 없는 갈등과 각축을 벌여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처럼 지역성장과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한전공대 유치를 놓고 좀 더 노골적이고 적극적으로 경쟁하지 못하고 자제해 왔던 것은 유치 경쟁 과열로 객관적인 입지 조건을 선정하는데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한 한전 측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무엇보다도 지난 10년 동안 광주와 전남 간 혁신도시를 둘러싸고 미묘한 갈등이 지속되어 온데 따른 결과이기도 합니다.

혁신도시를 둘러싼 두 정부 간의 갈등은 구조적인 것입니다. 즉 소위 광주 몫인 한전을 비롯한 4개의 전력 관련 공공기관이 나주시의 행정권에 입지하면서 행정적 이해와 경제적 이해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기본 조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연고로 혁신도시 시즌2에서도 두 정부 간 상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는 상당한 현실적 한계가 있어 보이며 실제로 아직까지 이렇다 할 개선도 이루어 지지 않고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해 혁신도시 시즌2 발전과제 검토 단계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필자 역시 당시 두 정부 간 갈등 실태나 상생과제를 잘 알고 있는 처지가 되어 표면적으로 어떤 입장도 언급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보면 더 이상 이와 같은 조심성이 적절치만은 않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한전공대 설립 과정의 비밀주의입니다. 즉 지나치게 특정 전문가나 행정가들 선에서만 논의되고 시민사회는 철저히 배제되는 문제점을 야기 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전공대가 어느 지역으로 가든 그 지역 시민사회의 지지와 환호 속에서 함께 출발하고 성장해야 할 지역대학으로서 위상이나 가치도 동시에 배제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학은 단지 학문의 장으로서 단편적인 역할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 나라의 국민은 물론 해당 지역주민 전체의 정신적, 문화적 토양으로 기능합니다. 또 지역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지역민의 삶과 깊이 연계되고 긍정적 정체성 형성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실제로 울산과학기술대학이 우여곡절 끝에 세워지고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울산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그 과정에서 형성된 단단한 신뢰 덕입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이러저런 이유로 중앙정부의 고위관료들과 전문가들이 모든 제반의 과정을 일절 비밀에 붙이고 독점한다면 한전공대는 그들만의 세계로 겉돌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라도 한전공대 입지 지역에 대한 문제를 포함하여 핵심 사안에 대해서 시민사회가 진솔하고 합리적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개방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둘째, 감히 주장하건데, 필자가 보기에 한전공대 공약은 나주에게 준 공약에 다름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전공대가 문대통령의 공약이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국가균형발전 핵심전략인 혁신도시가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이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의 실패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한전공대 입지를 기점으로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나주가 지역발전 거점도시로서 제 기능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음은 한전공대 설립으로 혁신도시 발전에서 가장 장애가 되고 있는 정주환경 개선에 마중물로 삼고자 했다는 점입니다. 두말 할 나위 없이 혁신도시의 정주환경 문제는 교육환경이 핵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의 대학인 한전공대가 나주로 입지한다면 교육과 연관된 기관이나 사업들이 혁신도시 내로 직접 연결될 것이며 교육도시로서 위상을 갖게 될 것입니다 또한 빛가람동 혁신도시가 안고 있는 민생문제까지도 해결함으로써 자족도시로 나아가는 첫 단추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나주시 빛가람동에 입지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는 누구(지역)의 것도 아닌 두 지역 모두의 것이자 혁신도시 주민의 것이라는 것이 좀 더 확실해 집니다. 모든 정책의 목적은 삶의 질이며 시민 당사자들이 삶의 현장에서 직접적인 효과를 보아야 합니다. 한전공대 유치 문제가 더 이상 공정성을 이유로 어정쩡한 정치적 타협물이 될 여지를 방관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한전공대 설립에 나주민이 당당히 나서는 것이 마땅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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