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선거를 위한 밑거름

  • 입력 2020.03.17 17:46
  • 기자명 나주신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20년 넘게 근무했던 철도회사에서 퇴직을 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또 다른 삶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한참동안 고민이 많았다.

오래 다니던 직장을 뒤로하고 나름의 휴식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도 잠시였고, 아직은 나름 젊은 나이기에 마음 편히 집에만 있고 싶지는 않았다.

마침 올해는 4월에 21대 총선이 있는 해인지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정선거지원단을 모집 중인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평소 선거에 관심이 많았기에 면접에서 꽤 어려운 질문에도 답변을 잘해서인지 다행히 합격하게 됐다.

오랫동안 한 곳에서만 근무를 하였던 터라 새로운 곳에서 일을 할 생각에 조금 긴장도 되었고 걱정도 앞섰다. 출근하면서 며칠간 계속된 선거법 교육은 나를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수많은 선거법 규정과 후보자들이 할 수 있고, 없는 사례를 일일이 숙지해야만 하니 며칠간은 이 일을 시작한 것이 후회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평소 후보자나 선거운동원이 하는 선거운동이 선거법에 모두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힘들었던 이론 교육을 모두 수료하고 드디어 실제 단속현장에 나가게 되었다. 공부를 열심히 했던 보람이 있었다. 단속현장에 투입된 지 얼마 안 되어 선거법에 위반되는 선거운동을 하는 예비후보자를 발견한 것이다.

선거법에 의하면 예비후보자는 표지물을 착용해야 하지만 어떤 예비후보자가 표지물을 길거리의 난간에 세워두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평소 교육 받은 대로 선관위 담당 주무관에게 확인 후 예비후보자에게 위반 행위를 시정하도록 친절히 안내해주니 본인도 잘 몰랐다며 그날 오후부터 법에 맞게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중대한 선거법 위반행위 조사에도 참여하여 활동을 열심히 하였다.

공정선거지원단으로 근무하기 전에는 선거참여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정선거지원단으로 현장에서 근무하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혼탁한 선거에서 아름다운 선거로 거듭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어졌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언제나 그랬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고 우리가 선택한 정치인과 그들의 정치가 진짜 중요한 것임을 곧 깨달을 것이다.

이번 4월 15일 총선은 정책대결의 선거가 되길 희망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좋은 정책들이 쏟아지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